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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총장연설문


2023학년도 봄 학위수여식 축사

  • 작성자 :비서실
  • 등록일 :2023.02.17
  • 조회수 :846

(17/02/2023, 14시, 콘서트홀)


2023년 봄 학위수여식 축사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졸업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졸업생들은 1학년 때까지는 정상적으로 등교하여 학교생활을 했지만, 2학년 때부터 펜데믹이 시작되어 이후 3년 동안이나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교실과 동아리 방이 한동안 폐쇄되었고 축제를 2년 동안이나 개최할 수 없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전대미문의 이런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여 졸업하는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졸업(卒業)은 근본적으로 학위에 필요한 공부를 끝마쳤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뜻하기도 합니다. 졸업을 뜻하는 영어단어 graduation의 라틴어 어근(語根)gress인데 한 걸음, 나아가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한 걸음은 미래의 목표로 향하는 새로운 시작으로써 사다리나 계단을 올라가는 것일 수도 있고 단계별로 상승하는 발걸음일 수도 있습니다.그동안 우리 대학에서 찾은 를 바탕으로 해서, 사회 안에서의 ’, 현실적인 내가 되기 위해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학창 시절 내가 꿈꾸고 계획했던 일을 하려고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우리 대학에서 취득한 전공 학위, 대학 생활 중에 배운 수많은 선택의 경험, 그리고 동아리와 수업 시간에 만난 여러 친구는 새로운 출발의 큰 바탕이 될 것입니다. 특히 여러분의 학사, 석사, 박사 학위의 졸업장은 여러분이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 중에 누구도 펜데믹이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만, 팬데믹은 3년 동안이나 지속되었습니다.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합니다. 미래 시대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변화 속도가 빠를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때문에 탄소중립의 요구는 사회적으로 더 커질 것입니다. 최근 출산율을 보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더 줄 것이지만 고령인구 비율은 높아질 것입니다.


여러분, 앞으로 다가오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두려움은 우리를 동굴 속에 가두지만 자신감은 우리를 동굴 밖으로 나오게 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 기쁨과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취업하기 힘든 것은 사회적 현실입니다. 그러나 무엇인가 시작하지 않으면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지금 시작한 일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아닐지라도 때를 기다리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대학에서 찾은 이상적인와 졸업 후 사회현실에서 찾는 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나를 찾는다는 것은 평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19501224일에 있었던 흥남 철수 작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6.25 사변이 일어난 후, 인천 상륙 작전으로 전세를 잡은 국군과 유엔군은 압록강까지 진격했습니다만, 중공군의 참전으로 남쪽으로 후퇴해야 했습니다. 그 당시 흥남항에는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화물선은 정원이 60명이었고 화물칸에 무기가 잔뜩 실려 있었습니다. 피난민이 흥남 부두에 구름처럼 몰려들자 그 배의 선장이었던 레너드 P. 라루 선장은 배에 있던 무기를 모두 바다에 버리고 피난민을 태우라고 명령했습니다. 이 선장의 결단 덕분에, 14천 명의 피난민이 배에 올랐고, 그 덕에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라루 선장은 1954년 미국 뉴저지주 뉴턴시에 있는 베네딕도 수도원에 입회해서 평생을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2001년 여든일곱 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라루 선장이 처음부터 수도자가 되기로 결심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의 이런 결심은 흥남 철수 작전을 경험하고 나서 확고해 진 것입니다. 그가 선장의 길을 선택하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진정한 ’, 수도자로서의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한 걸음 내딛기 전의 계획은 치밀해야 하고 선택은 신중해야 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습니다. 혹시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그것 역시 중요한 경험이며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라루 선장처럼 지금 여기서무엇인가 선택하고 시작해야 이를 통해서 더 좋은 길, 내가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졸업 후에도 계속해서 부모에게 의존하면 내 인생을 만들 수 없습니다. 앞으로 정서적으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독립해서 나의 일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처음에는 힘들지만 그렇게 해서 여러분의 인생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 대학에서 여러분에게 학위를 수여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몸에서 중요하지 않은 지체는 없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은, 그리스도의 지체(고린도 전서 12:26-27)로서 이 세상에서 모두 중요합니다. 각자의 역할이 다르지만 이 사회에서 자기 일을 성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세상에 기여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새 출발과 한 걸음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궁극적으로 공동선(共同善)을 지향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졸업하는 여러분의 앞길에 주님의 축복과 은총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